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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0] 기본의 품격, 창미

2020.4.28 370
[Ep. 10] 기본의 품격, 창미

품질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곳,


금천구에서 20년 이상

신뢰를 유지하려면

특별한 장인 정신이 필요합니다.


누가 입어도 문제 없는 옷을 만드는 게

신조인 윤창섭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윤창섭 대표님이 마리몬드 제품을 들고 있다.©marymond



창미 소개 좀 부탁드려요.

LOMK 창미. 가족 이니셜이에요. 사업을 하면 그냥 정신으로는 못해요. 목숨 걸고 할 일이죠. 목숨을 누구를 위해 걸겠냐, 가족을 위해서 걸겠다. 그래서 가족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었어요. 아이 두 명과 아내, 그리고 제 이름이 들어갔습니다. 아내는 두 번 들어갔어요. 제일 중요한 사람이니까(웃음).


의류 제조업에 뛰어드신 이유가 궁금해요.

사업한 지 20년 넘었어요. 원래 매형 되시는 분이 IMF 때까지 의류 제조를 했습니다. 그분 밑에서 1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죠. IMF 이후 부도 맞으면서, 스트레스를 못 이겨서 매형이 일을 못 하게 됐어요. 2000년 이전이면 지하에 공장이 많을 때인데, 그 시설을 전부 안 쓰게 된 거예요. 그걸 가지고 시작했죠.




창미 작업 현장. ©marymond



직원으로 일하다가 바로 대표가 된 거네요.

그렇죠. 서당개 3년이면 라면도 끓인다고, 그땐 웬만한 걸 다 했어요. 제가 사업한 것까지 합치면 30년 넘었으니, 이젠 어떤 옷이든 다 만들어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의류 제조 업체 사장이 못 하는 게 있으면 버티질 못한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기술직들을 관리자로 전부 시켰잖아요. 요즘은 인건비 때문에 인원을 축소하면서 그렇게 못 써요. 그래서 사장이 직접 일을 해요. 일을 모르면 제대로 일을 빼낼 수가 없죠. 옷 종류가 수백 가지가 넘지만, 어쩔 수 없어요.매형 밑에서 10년 정도는 먼저 일하다, 20년 정도는 제 사업을 했네요. 사업 자체는 98년도에 시작했죠.




창미 현장에서 작업하는 모습. ©marymond



옷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게 무엇인가요?

소비자가 옷을 걸치면 모양이 딱 나와야 해요. 핏(fit)이 나와야 하는 거죠. 하지만 생산이 마음대로 되진 않아요. 원단 수축률 등 여러 이유로 사이즈가 바뀌니까요. 그래서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해요. 그렇기에 생산 과정에서 중요한 건 소통이에요. 디자이너하고 패턴 만드는 사람, 생산자가 끊임없이 대화하는 거죠. 정말 잘하는 곳은 패턴을 함께 봐요. 업체 사장님, 패턴사, 생산 담당자, 그리고 디자이너. 얘기를 짧은 시간에 엄청 많이 해요. 중요 포인트도 잡고, 재단 봉제 주의 사항도 말해요. 정말 신기한 건 이렇게 만들어진 옷이, 어느 한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핏은 망가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입었을 때 예쁜 건 변함이 없다는 거죠.


만드는 사람끼리 협업이 중요하겠네요.

맞아요. 물론 생산자로서 기본적인 건 하죠. 카라 모양이 안 떨어지게 하는 거나 어깨 안 늘어나게 하는 거. 이런 건 어느 공장을 가도 다 해요. 눈에 보이는 것은 저희가 잡더라도 디자인이란 게 의도가 있는 거라서 역시 소통을 통해 중점을 잡아야 해요. 예를 들어 오버핏 티셔츠를 만들잖아요? 반드시 여유 생기는 부분이 생겨요. 그거를 겨드랑이 쪽으로 뺄지, 중심으로 뺄지, 아니면 앞쪽으로 뺄지, 그걸 의논해서 결정해야 해요. 이미 기본적인 봉제는 끝났고, 다리미질로 입체감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하죠. 다만 어디서 어떤 입체감을 만들고 싶은지 디자이너가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 거예요.


어떤 업체는 3년 동안 거래했는데도 디자이너 얼굴을 못 봤어요. 대기업인데, 거기 디자이너끼리만 대화를 하더라고요.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전달이 안 돼요, 지금 만드는 원피스도 패턴에 문제가 있는데 그걸 그냥 넘어가버려요. 답답할 노릇이죠. 나중에 와서 “옷이 왜 이래요?”라고 따져도 저희가 책임질 수가 없어요. 애초에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으니까.



창미 현장에서 작업하는 모습. ©marymond


이번 제품을 만들 때 특별히 공들인 게 있나요?

일단 카라 부분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카라의 자수 위치를 제대로 잡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리고 이번 셔츠는 굉장히 칼라풀해요. 특히 꽃 무늬가 중요하죠. 그냥 막 넣는 것 같아도 좌우 등 무늬 균형을 잘 맞춰서 넣는 거예요. 그래야 고급스러워 보이죠. 이게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요. 체크 셔츠를 살 때도 체크 무늬가 딱 맞는 게 있고 이상하게 어긋난 게 있잖아요. 그거 가격 차이가 엄청나거든요. 눈에도 확 보이고요. 설령 브랜드에서 저희한테 그냥 만들라고 해도, 저희는 그렇게 절대로 하지 않아요. 금천구 같은 의류 제조업 중심지에서 균형을 안 맞춰서 내보내는 건 굉장히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여기가 시장보다 비싼만큼 퀄리티도 확실하게 책임지려고 해요. 기본은 당연히 갖추고, 디자이너가 핵심이라고 얘기한 건 특별히 신경씁니다.




창미 현장에서 작업하는 모습. ©marymond



생산자로서 철학이 궁금해요.

옷을 만드는 데 절대 섣불리 하지 않는 것. 내가 만든 옷이 우리 국민 누구든 다 입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는 것. 입는 사람이 고맙다고 얘기하지 않더라도 누가 입어서 문제 없으면 그게 바로 자부심이 된다는 것. 항상 이런 걸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로 경제 상황이 힘들어서 속물적인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일단은 사람이 살아야 꿈도 꿀 수 있으니까. 존재가 사그라들면 아무것도 못하잖아요. 하지만 좋은 옷을 만든다는 마음만큼은 끝까지 지키고 싶습니다.


직접 옷을 사 입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생산하는 거 전부 명품입니다. 특히 여기 금천구는, 8~90년대부터 의류 수출 메카였던 곳이에요. 품질 좋은 옷을 만들 수밖에 없는 곳이죠. 대한민국 유수의 브랜드는 전부 이곳에서 만들어요. 품질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죠. 저희가 정말 꼼꼼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생산이니까 믿고 쓰실 수 있도록 할게요.








©marymond


창미

Tel: 02-2169-2847

Add: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291-1 현대지식산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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